송기원의 포스트 게놈시대 (송기원)
완독일
2018.12.23
목차
01장 생명을 디자인하다
02장 21세기 혼종 매머드가 온다
03장 합성 생물학의 두 얼굴
04장 CRISPR 유전자 가위를 발견하다
05장 CRISPR 테크놀로지가 바꾼 세계
06장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
07장 만능 유전자 가위의 불편한 진실
08장 난치병 치료의 구원 투수?
한 문단만 남긴다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전에는 그것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나는 다른 선택지가 있는 이상 인간이 인간의 유전체에 손대는 상황으로 가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미 상자가 열리고 만 현재 시점에서는 더 이상 인간 배아를 놓고 실험해야 할지 말지를 논의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과학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 전 세계가 금지하지 않는 이상 개별 국가의 제재는 실효적 의미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조만간 우리나라의 생명 윤리법도 인간 배아 연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인간 배아 연구 허용 기준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만 하는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 왔듯이 사회적 논의가 특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종교계조차 아무런 말이 없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건만 침묵하고 있는 한국 사회는 이 발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는 있는 것일까? p.178-179]
짧은감상문
굉장히 전문적인 내용이다. 처음보는 용어들이 다수 등장하여 겁을 주는데 읽다 보면 술술 이해가 될 정도로 잘 쓰인 책이다. 다만 고양이가 등장하는 삽화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전자 가위의 역사,원리,한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나는 '왜 인간은 불행하도록 설계 되었는가' 라는 주제에 꽂혀있다. 이 책을 통해 더 단단한 근거를 얻었다. 결국 우리는 '배아'에 손을 대야 한다. 쉽게 가면 좀 좋은가? 별 다른 위험과 손실 없이 질병을 통제 범위에 넣을 수 있으면 안되나? 역시나 이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배아에 손을 대야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류는 윤리적 문제라는 장막을 찢고 더 큰 불행이라는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연구들은 인류를 치유와 회복이라는 명분으로 파괴할 것이고 더 이상 복구가 불가능한 시점이 올거다. 신에게 엎드려 애원하거나 더 강력히 대항하게 될 이 소설의 끝이 뻔하다. 그 어느 쪽도 인류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지만 신에게는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결말이다. 엎드린 자에게는 자비를, 대항하는 자에게는 공의의 심판을 내리며 '사랑'과 '공의'라는 완벽한 매듭을 짓게 될거다. 마블 티어의 끝판왕이 스텐리(작가)이듯 인류를 소재 글을 쓰고 있는 소설가도 전능하다. 사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물론 나는 그 신을 사랑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시간이 지날 수록 쌓여 간다. 내 작은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없어 분노와 원망이 갈수록 늘고 있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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